한화생명e스포츠가 ‘2024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2024 LCK 서머)’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다. 8년 만에 오른 결승에서 한화생명e스포츠 이름을 걸고 거둔 결실이다. 반면 LCK 다섯 번째 연속 우승을 노리던 젠지는 이번 도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8일 오후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결승전에서 젠지에 3-2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에 앞서 다수 전문가는 젠지 우위를 점쳤다.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지난 2021년 스프링 2라운드부터 이번 서머 결승 직행전까지 무려 19연승을 달리면서 격차를 벌려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분위기는 반전, 그 자체였다. 지난 2018년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하면서 LCK에 뛰어든 한화생명e스포츠도 이번에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와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처럼 롤드컵 우승 경력을 지닌 선수들 역할도 컸다. 주장 ‘피넛’은 이번에 개인 통산 LCK 우승 횟수 7회를 기록해 T1 ‘페이커’ 이상혁 10회 뒤를 잇기도 했다.
이날 한화생명e스포츠와 젠지의 ‘2024 LCK 서머’ 결승전은 자존심을 건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젠지가 한화생명e스포츠의 거센 상승세에 제동을 걸지 아니면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번 대회에서 새 역사를 쓸지 이목이 집중됐다. 앞서 이들 팀은 ‘2024 LCK 서머’ 파이널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컵은 우리가 차지한다”며 투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날 결승전은 5전3선승제로 펼쳐졌다. 양 팀은 마지막까지 물고 물리는 팽팽한 교전을 펼쳤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1세트를 먼저 따낸 뒤 2, 3세트에서 연속 패배했지만 이어진 두 번의 세트를 모두 이겨 짜릿한 역전승을 거줬다. 젠지는 5세트에서 상대와의 적극적인 교전을 피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한화생명e스포츠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서로 얼싸안고 기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2024 LCK 서머’ 결승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제카’ 김건우는 “팀원들이 잘해서 받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며 “친밀감 있는 경주에서 우승해 뜻깊다”고 웃었다. 한화생명e스포츠를 이끄는 최인규 감독은 “올해 팀을 꾸릴 때 우리 팀이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증명해서 기분 좋다”며 “월즈까지 계속해서 많이 응원해 주시면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목표를 새롭게 정했다. 앞서 그는 ‘2024 LCK 서머’ 파이널 미디어데이에서 “반드시 이겨서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역대 LCK 결승전에서 풀세트까지 간 것은 모두 7번이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는 풀세트 기록이 처음 나오기도 했다. 나머지는 12년, 13년, 14년, 16년, 18년, 24년 서머 시즌에서 나왔다. LCK 서머 결승전에서 3-0 승부는 모두 4회를 기록했다. 3-1 승부는 총 4회를 차지했다. 3-2 승부는 이번을 더해 6회가 됐다.
‘2024 LCK 서머’ 결승전은 대전시에 이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세 번째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로 관심을 모았다. LCK 결승전이 관객과 함께 오프라인으로 열린 것은 ‘2022 LCK 스프링’부터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2020 스프링 결승전을 서울 LCK아레나에서 무관중으로 열기 시작한 이래 2020년 서머와 2021년 스프링 결승전은 온라인으로 했다. 2021년 서머 결승전은 CJ ENM 스튜디오에서 오프라인으로 열었지만 관객이 현장에서 관람하지는 못했다.
경주실내체육관은 지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공사 끝에 개장했다. 2011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을 개최한 곳이다.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8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에서 LCK 결승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주낙영 경주시장은 “LCK 결승전 개최로 e스포츠 산업 기반 구축을 비롯해 관광객 유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