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일부 팀과 리그 사무국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발단은 지난 17일 일부 팀이 ‘지속가능한 LCK를 위한 공동 입장문’을 통해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제시했던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3년간 분배금도 다른 지역 리그에 비해 현저히 적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무국 측도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반박에 나섰다.
사무국은 “리그 사업을 확장하고 리그·팀·선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여러 가지 노력을 해 왔다”면서 리그 순수익이 아닌 매출의 균등 분배, 최소분배금 인상 예정, 프랜차이즈 가입비 납부 연기 및 납부 시기의 유동적 조정, 공인 에이전트와 균형지출 등을 예로 들었다. 아울러 “리그 파트너십 모델을 비롯한 중요 사항을 서로 상시적으로 논의·협의하고 있었음에도 일부 팀이 리그에 대한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배포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이례적으로 팀들에 아쉬움을 표했다.
공방전을 놓고 e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사무국의 편을 드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모두 이해는 간다”면서도 “팀별로 프랜차이즈 리그 가입비를 100억원씩 낸 상황에서 리그가 지금과 같은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면 팀들의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겠지만 사무국의 말대로 50%가량만 납부한 상태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돈을 많이 쓴 팀보다 적게 쓴 팀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입장문을 낸 팀들은 지난 3년간 10개 팀의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평균을 내면 팀당 100억원인 셈이다. 하지만 입장문에 참여한 팀 중 3년간 100억원 적자를 본 팀은 얼마 안 될 것이다. 누적 적자 1000억원이라고 뭉뚱그려 얘기하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LCK 팀의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 이전에도, 이후에도 사무국과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서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사무국이 팀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입장문의 내용에는 동의하진 않지만 발표한 경위는 이해가 간다”고 첨언했다.
입장문을 낸 측에서는 참여한 팀 명단을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대부분 팀의 찬성으로 입장문을 발표한다”면서 “나머지 팀들도 방향성에는 큰 이견이 없으나 절차나 방식의 차이로 입장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그 최고 인기 팀인 T1의 조 마시 대표는 입장문이 공개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T1은 이 성명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나머지 9개 팀에 뜻을 전달했다. T1은 리그와 비공개적인 방식으로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