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케리아’ 류민석의 활약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승전보를 전했다.
T1은 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 8강전에서 중국 비리비리 게이밍(BLG)에 2대 1로 이겼다. 3세트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류민석의 멋진 플레이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7일 열리는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팀 리퀴드 대 프나틱전의 승자와 맞붙는 만큼 결승 진출도 유력해졌다.
대회 첫 승과 통쾌한 복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T1은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BLG에만 2번 진 바 있다. 지난해 MSI와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승과 패를 주고받았던 두 팀의 악연은 이로써 더 질겨졌다.
T1은 첫 세트부터 비장의 픽을 꺼내 들었다. ‘제우스’ 최우제에게 제리를 맡기고 ‘구마유시’ 이민형이 카이사로 선회하는 승부수를 뒀다. T1은 제리와 카이사의 기동력을 활용해 한타에서 BLG 주력 딜러들을 속속 낚아채는 전략으로 승리를 거뒀다.
BLG가 2세트에서 ‘엘크’ 자오 자하오의 직스를 이용한 바텀 캐리 전략으로 한 차례 따라붙었다. T1은 바텀 라인전에서 정글러 개입 없이 2킬을 내줘 하체 힘을 상실했다. 이들은 최우제(아트록스)의 순간 이동을 이용한 한타 설계로 역전을 노렸으나 대미지 부족으로 실패했다.
3세트 역시 패색이 드리우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빈’ 천 쩌빈(잭스), ‘엘크’(애쉬)의 쌍포를 막지 못해 속절없이 포탑을 내줬다. 초반에 상체에서 힘을 내지 못해 유충 6개를 모두 상대에게 내준 스노우볼이 거침없이 굴러갔다.
그러나 류민석이 바드로 승부의 판도를 뒤바꿨다. 류민석이 절묘한 스킬 연계로 BLG의 주력 딜러들의 발을 묶었고, T1은 찰나의 틈을 놓치지 않고서 한타를 전개해 킬을 쓸어 담았다. 순식간에 골드 차이를 좁힌 이들은 이후 드래곤 전투에서도 연전연승, 상대 넥서스 앞에 먼저 닿았다.
BLG로서는 ‘나이트’ 줘 딩의 부진이 뼈 아팠다. ‘나이트’는 이날 내내 중국 최고 미드라이너라는 명성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 1세트에서는 소극적인 라인전으로 패인을 제공했다. 3세트에서도 T1의 주요 군중제어기(CC기)를 연달아 맞으면서 한타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데스기록만 쌓았다.